(...그냥 갑자기 예비군 얘기 흘러나오기에 옛 기억을 떠올리며... -_-)
예비군.
이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집단은 21세기에 들어와 은폐와 엄폐 등 클로킹 능력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만 알려져 있으며, 20세기의 예비군 집단의 어마 어마한 전투력과 행동력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최근들어 잊혀져 가는 듯 하다.

(예비군의 모든 것을 사진 한 장으로 표현한 세기의 걸작.
"예비군 2년차 고양이" - 조교야, 뜨건 물 나오냐? -_-;; )
예비군에 대해서는 수많은 전설을 들었고, 실제로 목격도 해봤지만, 그 중 자신있게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던 것을 이 기회에 알려보기로 한다. -_-;;
...전설의 20세기. 그 중에서도 94년. -_-;;;
...93~95 무렵 예비군은 다양한 사건을 벌여 (예: 그 유명한 예비군 대탈주 등) 수많은 군바리들의 목을 날리고 예비군 군기 강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. -_-;;
아무튼 94년 겨울...
서울 인근 예비군 교장에서 벌어진 일이다...
겨울 예비군 교육.
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하면...
예비군 훈련 소집을 계속 안 받다가, 결국 벌칙 시간은 계속 늘어나고(옛날엔 불참시 +4~8 추가 시간이 있었음-_-)...
마지막으로 "이번에 안 받으면 벌금."이라는 최후 통첩이 나왔을 때에야 투덜거리며 예비군 교육에 참가했다는 말이다.
즉...
주특기고 나발이고 다 떠나서,
이 당시 겨울 무렵 예비군 교육은 수많은 문제아들이 혼재된 교육이었다. -_-;;;
...단순히 게을러서 안 받았거나 사정이 있어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했지만...
동원부대에서는 그들을 통합해 문제아라 일컫는다. -_-;
한 번에 받을 교육 안 받고 두 번, 세 번 시키게 만드니까...
조폭, 행불자, 수배자(...경찰이 예비군 훈련 때면 군부대 근처에서 매복을... -_-;;;;)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'문제아 집단'도 포함되어 있어 여타 교육보다 신경이 쓰이는 교육이었다.
당연히 교장 입소부터 퇴소 시까지 교관부터 병들까지 신경이 날카로워지곤 했다... -_-;;;
더구나 겨울.
예비군 교장은 춥다. -_-;;
일기예보에 영하 5도라고 나오면, 군대 프리미엄이랑 야외 크리, 덧붙여 군복 보너스까지 합쳐 체감 온도 영하 30도. (...;;;;)
당연한 얘기지만 예비군들은 도착하자마자 춥다며 이런 날 훈련을 시키는 정부와 군대와 군바리들을(..... ㅜ_ㅠ) 욕했다. -_-;;
훈련 입소 시간은 08시.
당연한 얘기지만 수많은 지각자가 발생했다.
(여기까지 와서 지각을 하지 않는다면 문제아라 부르지도 않으리. -_-;;;)
문제는, 8시가 넘어서도 교육이 진행되지 않고 지각자를 계속 받아주자 먼저 들어와 있던 예비군들이 폭발 직전이 되어버린 것이다.
"썅, 누구는 시간 남아 돌아 아침에 시간 쳐 들여서 시간 맞춰 들어온 줄 알아?"
...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. -_-;;;
폭동의 냄새가 느껴지자 대대장과 소대장들은 방송으로 "지각자는 추가 교육이 있으니 먼저 입소하신 분들은..."라며 정시 입소자들을 달랬다.
이렇듯, 이 방송으로 먼저 들어온 예비군들은 산뜻하게 진압되었다. -_-;;
그러나...
세상사, 어디 뜻대로 되는 것이 있나? -_-;
다른 쪽에서 지각자들은 그 방송을 듣고 다음과 같이 반응했다. -_-;

그 세력이 계속 불어나고 있던 지각자들은 "벌칙 교육" 방송을 듣고 분연히 들고 일어날 태세였다. -_-;;;
그들은 외쳤다.
"썅, 이 엄동설한에 교육 잡아놓고, 와준 것만도 감사해야지 추가 교육?"
진실로 폭발하기 일보직전... -_-;;; (물론 이미 들어와 있는 예비군들은 뜨끈한 쌀국수와 커피만을 탐내며 사태의 행방에 대해서는 아오안. -_-)
뭐 어쩌라는겅미? -_-;;
결국 "지금까지 들어온 지각자에 한해서 추가 시간 없음, 교육 한 시간 빨리 끝내줄테니 먼저 들어온 분들도 화내지 마삼"이라며 꼬리를 말았다. -_-;;;
(그저 교육 시간 줄인다면 예비군들은 불만제로가 된다... 뭐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서도. ...근데 초장에 교육 시간 줄인다고 말해봐야 다 설레발이라는 거 아나? -_-;;; )
그리하여.....
한쪽에서는 계속 지각자들이 들어오는 와중에...
각 동 별로 총기가 배급되기 시작했다...
(원칙대로라면 예비군이 다 들어왔을 무렵에야 동시에 소총 보급 시작...)
이날 예비군들에게 지급된 총기는 카빈으로, M16보다 가벼워서 나눠주면 예비군들이 꽤나 좋아하던 놈이었다. -_-;;;
(...훈련할 때 M16 주면 무겁다고 화내는 예비군 꼭 있었다. -_-;)
예비군 훈련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카빈은. 보통 동원년차(1~4)년차는 볼 기회가 드물고, 4~7년차에 한해서 자주 접해볼 기회가 생길 것이다. -_-
아무튼 연명부에 기록된대로 사람들 호출하며 총을 나눠주었다.
총을 받아든 예비군부터 자기 사는 동네를 찾아 헤매는 예비군, 부대를 잘못찾아온 예비군까지 브라운 입자처럼 운동하며 장내는 혼잡의 극치... -_-;;
보통 훈련 초장부터 이렇게 말리면 진행부터 정리까지 다 개판이 되기 때문에 뒷처리 생각에 깝깝해서 목이 맬 무렵... -_-;;
갑자기 단상 위에 있던 간부가 마이크로 명령하는 소리가 들렸다.
"누가 연병장에서 불을 피라했나! 야 조교, 가서 꺼!"
주변을 둘러보자 담벼락 근처에서 먼저 총을 받아간 예비군들이 동전치기를 하면서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었다. -_-;;
나는 생각했다.
'아 정말, 이 각박한(?) 연병장 어디에서 땔감을 구했지? 역시 예비군, 능력도 좋아.'
...이 때까지는 나도, 간부도, 조교들도, 내 주변의 예비군들조차도 앞으로 목격할 사건의 진상을 알지 못했다. -_-;;
....
그리고...
가까이 다가가 "선배님들, 이러시면 곤란하시지 말입니다"라며 혀가 꼬이는 군대식 존대말로 불 때던 야비군들을 달래던 조교들의 얼굴이...
'불타던 무언가'를 보는 순간 흙빛으로 변했다. -_-;;
왜?
과연 뭐가 타고 있었을까? -_-;;;
응? 뭐가 타고 있었을까? -_-;

...아니, 진짜로.
상상할 수 있으려나? -_-;;
예비군 교장에서 아름답게 불타는 카빈 개머리판을? -_-;;;

(이것이 카빈. -_-;; 응, 이거 개머리판이 나무이삼. -_-;;;)
....

("조교야, 추운데 카빈 좀 태워라." -_-;;;)
딱 이런 상황? ... -_-;;;
하하하....
미안. 그래. 이런 일이 있을 리 없지.
당연히 농담...

....이었으면 좋겠지만.. ;;;
애석하게도 발생했던 일이라니까? -_-;
어딘가 다른 평행세계가 아니라 우리 차원에서 벌어졌던 일이삼. -_-;;;
이야.
카빈 뽀개서 장작으로 삼다니. -_-;;;
...-_-;;
그래서 예비군은 현장에서 연행되었느냐면...
"선배님! 이러시면...!!"
"뭐 임마! 돈 물어주면 될거 아냐 씨발! 더럽게 춥네 씨발!" -_-+

(포효하는 예비군에 기가 눌려 아무 이유없이 사과하는 조교. -_-;;;)
....ㅜ_ㅠ
포효하던 그 용자 예비군은 간부들과 함께 어디론가 갔다. -_-;
그리고 별 일 없다는 듯 다시 훈련을 받은 걸 보면 문제 일으키기 싫었던 대대장이나 간부들이 대충 총 값 받고 무마했던 듯. -_-;;
(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, 군부대에서 문제 생기면 줄줄이 옷 벗거나 진급 누락이기 때문에 경미한 사안(...카빈이 불에 타도 경미한 사안. 어차피 불에 탄것도 파손이고 카빈 파손은 재질 특성상 훈련 중 종종 일어나곤 하니까. -_-)은 대강 다 묻고 지나간다. -_-)
...어쨌거나 이 '카빈 장작 대용 사건'은 예비군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, 어딘가에선 전설로 남아 후대에 길이 전승될 것이다... -_-;;
ps :
그 이후...
12월까지 책정되어 있던 벌칙 교육이 가능한한 10월말, 11월 초까지로 축소 되었음. -_-;;;
ps2 :
여러 의견이 있겠지만, 예비군 훈련, 할거면 그냥 산뜻하게 입소 1일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총 쏘는 법(혹은 주특기에 맞게 똥포나 기타 등등에 대해서)이나 복습(?)시킨 뒤 퇴소시키는게 제일 깔끔. 단순히 전투력 유지 차원에서는 특수 병과를 제외하고 그것만으로 충분. -_-;
ps3 :
간간히 흘러나오는 21세기 예비군들 전설(?)들을 들어보면 "아니 그렇게 착한 예비군들이 있어?"...라고 생각... (후다닥)
ps4 :
추가) 빼 먹고 안 썼었는데, 요즘 이런거 따라하다간 예쁜 은팔찌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거임. 혹시 따라해볼 용자가 있다면 해보고 어떻게 되나 포스팅 좀(굽신굽신). -_-;;